12월 18일 마무리된 중구 집행부 제출 2025년 예산안에 대한 중구의회 예결위 심의 결과 총 57억 2,838만 원에 달하는 예산을 대폭 삭감했다.
중구의회는 특히 주민 및 지역 소상공인, 골목상권 상인들의 요구가 높았던 중구지역사랑상품권 관련 예산 및 지난 10월 조직개편을 통해 신설된 자치분권과 및 평생교육과 사업·운영 예산을 대폭 삭감하는 등 김제선 구청장 핵심 정책이라는 이유만으로 사실상 사업 예산 대부분을 삭감해 사업 추진이 불가능하게 됐다.
이번 예산 삭감은 단체장 발목 잡기뿐만 아니라 예산 삭감의 원칙이 명확하지 않아 중구 공직 사회의 사기 저하도 우려된다. 전례없는 예산 삭감에 집행부의 반발도 거셀 것으로 보인다.
당장 김제선 구청장은 본회의가 예정된 19일 아침 8시부터 11시 본회의 개회 전까지 예산 삭감에 항의해 1인 시위를 펼칠 예정이다. 9시 30분에는 현장에서 예결위 예산 사감에 대한 구청장의 공식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구체적인 삭감 내역을 살펴보면 골목상권 및 지역 소상공인 지원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추진 됐던 중구지역사랑상품권 예산은 집행부에서 제출한 300억 원의 발행 예산이 대폭 삭감됐다. 중구의회는 앞서 행정자치위원회에서 집행부가 제출한 300억 원 규모의 중구사랑상품권할인보전금 21억 원 중 6억 원을 삭감해 15억 원만 반영 실제 발행 규모는 210억 원 규모로 줄어든 상태였다.
예결위는 여기에 더해 중구사랑상품권 발행·운영에 필요한 상품권 가맹점 모집 및 민원대응 인건비 5억 2,624만 원 전액과 홍보, 기념행사, 소비촉진 이벤트, 홍보 예산 등 1억 5,613만 원도 전액 삭감했다. 사실상 상품권 발행 예산만 남겨둔 채 모든 예산을 삭감했다.
이와 함께 주민주권 강화를 위해 편성된 공동체지원센터 및 사회적경제 지원센터 사업 운영 예산 전액(1억 945만 원)을 삭감하는 한편 주민참여예산제 및 주민자치역량강화 사업 예산을 부분 삭감했다.
주민공론장 활성화를 위해 제출된 온라인제안토론플랫폼 운영 용역 5,500만 원을 비롯해 주민현장공론장 및 워크숍 개최예산 3,400만 원 등 관련 예산 9,900만 원도 전액을 삭감됐다.
통합돌봄 및 기후재난 대비 사업비 전액 삭감과 노후 경로당 매입 후 리모델링비(3건, 7억 3,100만 원) 등의 예산도 전액 삭감됐다.
세부내역을 보면 복지정책과 온마을돌봄 관련 예산 1억 6,566만 원이 삭감됐으며, 여성청소년 생리용품 보편지원 예산은 7억 3,936만 원 예산 중 4억 3,936만 원이 삭감돼 3억 원의 예산만 반영됐다.
기후재난 대비 대응 사업 역시 예산 삭감의 칼날을 피해 가기는 어려웠다. 기후환경과가 제출한 예산 중 자원순환 정거장 운영비 및 클린하우스 운영비 등 관련 예산 4억 6,376만 원 전액 삭감됐다.
중구의 중장기 전략 수립 및 대응 체제 준비를 위한 예산도 전액 삭감됐다. 생활인구 증대전략 수립 용역(2,200만 원)을 비롯해 노인실태조사 및 통합 돌봄정책 용역(1억 원), 가족돌봄 청소년·청년 실태조사 연구 용역(5,000만 원), 족보박물관 중장기 발전계획 수립 용역(2,200만 원)이 삭감됐다.
생활인구, 노인실태조사 및 돌봄, 가족돌봄 용역의 경우 고령화 사회에 접어든 중구의 중장기 발전전략의 핵심이라는 점에서 향후 대응책 마련에 차질을 빚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족보박물관 중장기 용역 역시 효문화뿌리축제와 뿌리공원 등 중구가 그동안 구축해 온 상징 콘텐츠 강화 전략을 마련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예결위는 지난 상임위 심의에서 삭감하지 않았던 중구청 제2별관 증축 사업 역시 전액 삭감했다. 당초 시설노후에 따른 직원 근무여건 개선 및 부족한 사무공간, 민원 및 주민 참여 공간 확보, 주차장 확보를 위해 추진 됐지만 전액 삭감돼 사업 추진이 불가능하게 됐다.
한편 중구의회는 19일 본회의에서 예결위 심사를 거친 중구청 2025년 수정 예산안을 처리할 예정이다.